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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률 작가의 소설, 다크메이지 줄거리와 리뷰

· 댓글개 · 쓰웜

장르 시장에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작품이라면 다크 메이지를 꼽을 수 있습니다.
이 작품은 작품성면에선 최고라고 보기 힘들지만 어떤 사람들이 읽어도 평균 이상의 재미를 보장할 수 있습니다.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선 최고의 작품이라고 볼 수 있죠.

여담이지만 이 작품은 다크메이지 시리즈의 첫 번째 순서의 작품이며, 2부와 3부로 이어집니다.

    책이름: 다크메이지
    글쓴이: 김정률
    출판사: 북박스
    총권수: 15권 (완결)
    출판일: 2003년 4월 18일 (개정판은 2010년 10월)
    장르: 차원이동물, 흑마법물, 성장물, 먼치킨, 남성향 

1. 초반 줄거리.


*모든 것을 잃은 절대자


서두는 독고성이라는 배교의 절대자가 추격을 당하며 시작합니다.

독고성은 추한 곱추라는 외모, 출생 성분 때문에 당한 서러움을 딛고 일어섰지만 믿었던 수하의 배신으로 쫓기는 신세가 됩니다.
그리고 최후의 순간을 맞이하게 되었을 때 적들의 손에 사로잡힐 신세가 되자 절벽에서 뛰어내리게 되죠.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건 무협의 '기연' 클리셰와 일맥상통한다.


하지만 그 순간, 정체를 알 수 없는 사람이 그를 구해냅니다.
그리고 데이몬이 다시 정신을 차렸을 때 듣도보도 못한 대륙에 왔다는 것을 알 게 되죠.

사실 그 사람은 마법사였고 다른 차원에서 온 사람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사람은 이 대륙이 트루베니아라는 걸 알려줍니다.


*트루베니아


트루베니아라는 대륙은 현실과는 동 떨어진 곳입니다.
오크, 인간 등의 이종족이 살고 있던 곳이며 마법과 신성력 같은 믿기 힘든 일들이 일어나는 곳입니다.

거기에 하나를 더 첨언하자면, 드래곤이 인간을 말살시키려는 절망적인 상황이죠.


▲드래곤의 강함은 절대적이다.


독고성을 데려왔던 마법사들은 과거 구국의 영웅이었던 크로센 대제처럼 돌파구를 마련해주길 원했습니다.
그들이 많은 희생을 감수한 것도, 절대 강자인 그의 힘을 빌려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입니다.

하지만 트루베니아에 도착했을 때 정작 독고성은 일신의 모든 힘을 잃은 상태였습니다.


"어, 없어. 단전이 느껴지지 않아."
단전은 이미 존재감조차도 느껴지지 않았다.
거듭되는 혹사로 인해 갈가리 찢겨버린 것이다.
-다크메이지, 독고성의 대사 中

 


*끝 없는 추락


처음엔 독고성을 귀하게 다루려던 트루베니아쪽 사람들도 그 사실을 알게 되자 냉대를 하게 되며, 결국 독고성은 모든 것을 잃고 경비병이 되는 신세로 전락합니다.
온갖 역경을 뚫고 올라온 그에겐 비참한 현실입니다.

하지만 복수의 가능성을 지우지 못한 독고성은 다시 강해질 방법을 찾습니다.
그리고 단전이 파괴되어도 익힐 수 있는 마법을 배우기로 결심합니다.


하지만 추악한 곱추에게 호의를 베푸려는 사람들도 없고, 일개 경비병인 그에게 마법이란 혜택이 내려올 순 없었습니다.
그러나 독고성은 그런 난관들을 오직 독기 하나만으로 뚫고 가려고 합니다.

하지만 외골수적인 성격과 호감을 주지 못한 외모 때문에 위기들이 찾아오게 됩니다.


2. 주인공과 고난


독고성(트루베니아에 온 후, 데이몬)은 남들이 만든 궤도를 따라가는 사람이었습니다.
항상 이용을 당했고 원하던 것은 제대로 얻지 못했습니다.
처음으로 깊은 신뢰를 주고 받았던 소림성승은 음모에 빠졌고, 자신의 모든 것을 건네주려고 했던 사준환은 모든 일의 원흉이었습니다.


그런 절망의 순간에 그가 가지고 있던 강력한 힘도 사라지고 맙니다.
말 그대로 최악의 상황에 빠진 것이지요.


"이렇게 하려고 날 이리로 데리고 왔었나?"
그 말에 베니테스는 잠시 멈칫했다. 마치 울부짖는 듯한 절규가 계속해서 이어졌다.
"왜? 왜 날 데리고 왔나? 차라리 깨끗하게 죽을 수 있도록 그냥 내버려두지 말이다."
(중략)
…데이몬은 눈물을 줄줄 흘리고 있었다. 그것은 한스러운 자신의 운명에 대한 설움이기도 했다.
-다크메이지, 데이몬의 절규 中

 

하지만 포기할 것 같았던 독고성은 끝내 좌절하지 않습니다.
박대를 당하고, 경원시 당하며, 끝내는 길이 막힌 것 같은 순간에도요.

조금은 잔인한 이야기지만 이런 요소들은 독자들에게 몰입감을 제공했습니다.


3. 약자의 서러움을 이겨내는 악인.


김정률 작가가 아직까지 써먹는 형식은 강자의 횡포를 이겨내고 복수해내는 약자라는 겁니다.
모든 힘을 잃은 데이몬은 거기에 걸맞는 주인공이죠.


여기서 재미있는 건 데이몬이 고전적인 주인공이 아니라는 겁니다.
악인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의 안티 히어로에 가깝습니다.[각주:1]

보통 복수를 표방하는 작품들도 후반에 가서는 미적지근해지기 마련인데 화끈한 데이몬에겐 그런 걱정은 필요 없습니다.
대리만족면에선 확실한 재미를 주죠.


하지만 동시에 데이몬은 정에 이끌리는 성격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그래서 새로운 동료를 만나고 그들과 어울리며 점점 깊은 유대관계를 맺습니다.

처음엔 단발성 만남인 듯도 했지만 그들과 진정한 동료가 되었을 때의 재미도 상당합니다.

특히 이 작품에서 김정률 작가님은 사소한 에피소드를 첨가하며 잔재미를 줬습니다.

물론 후반부로 갈수록 분량늘리기 수준으로 이야기가 늘어진 면도 있었지만요.


4. 호불호가 갈리는 문장과 전형적인 신파극


하지만 칭찬할 수 있는 건 여기까지입니다.
사실상 '김정률 월드'가 완성된 첫 작품인지라 미숙함이 많이 보입니다.


첫 번째로는 문장이 수준이하입니다.

물론 일반적인 장르 시장에 비춰보면 낮은 수준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 비교대상이라는 게 프로도 아니고 고등학생이 대충대충 출판하는 수준의 책이라는 거죠.

비문도 종종 보이고, 의성어 처리나 캐릭터가 쓰는 어휘들도 굉장히 한정적입니다.
그리고 그 어휘라는 것들도 시대의 상황과 맞지 않는 어색한 어휘들인데, 비유하자면 현대 드라마에서 사극 톤으로 이야기하는 느낌입니다.
특히 작가가 좋아하는 '판이하게' 같은 단어만 남발한다던가 캐릭터마다 어투가 거기서 거기라 개성도 많이 함몰되었습니다.


다크메이지의 문제점

*품위있는 사람도 '깡그리'라는 표현을 쓰며 '모조리', '전부' 등 동의어가 많음에도 오직 '깡그리'만 고수한다.
순문학 작가 뿐 아니라 장르 소설 작가들도 동의어 사전을 끼고 사는 사람들이 많다.
이해하기 쉽고, 직관적이고, 다양한 어휘의 중요성은 여러번 설명해도 지나치지 않다.

물론 읽는 데 불편한 수준까진 아닙니다.
하지만 적어도 장르시장에서 상위권에 있는 작가라는 기대치를 생각해보면 기대 이하입니다.


두 번째로는 80년대에 나오던 신파극 수준의 에피소드 찍어내기입니다.


등장인물들이 가진 사연이라는 게 나쁜 귀족놈(혹은 부유한 놈들)에게 억울하게 당해서 이 모양 이꼴이다를 넘어서지 못하며 데이몬도 그런 녀석들에게 퍼주기 바쁩니다.

이게 무조건 나쁘다고 주장하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등장하는 사소한 에피소드에서조차 저 틀에서 찍어낸 이야기가 반복적으로 나오며 이야기의 흐름을 잡아먹을 정도였으니 문제가 되는 것이지요.


세 번째로는 여자에 대한 묘사가 수준이하입니다.


강인한 수컷에게 끌리는 게 암컷의 본능이라는 표현을 쓰는데, 여자를 딱 그 수준에서 다룹니다.

물론 남자 독자들이 많이 보고, 본인도 마초적인 문체를 쓰다보니 이해는 합니다.
하지만 여자 캐릭터도 잘 쓰면 흥미로운 장면들을 만들어낼 수 있는데 단순히 도구 수준으로 비하시켜놓은 건 마이너스 요소입니다.[각주:2]


5. 종합적인 평가.


김정률 작가님의 장/단점이 가장 명확하게 드러난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뻔한 클리셰, 예측이 되는 전개임에도 굉장히 재미있습니다.

이는 노련한 완급조절과 이야기의 구성을 해내는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이죠.


꾸준히 이런 부분에서 비평을 들음에도 김정률 작가님이 롱런하고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물론 제가 앞서 지적했듯이 단점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류의 작품을 처음 읽는다면 그렇게까지 큰 단점은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결국 작품으로써 뛰어난 가치가 있지는 않지만 '이야기'로써 뛰어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모든 것을 고려한 제 점수는 5점 만점에 3.8점입니다.


개인적인 감상

가독성: 3.5점 (무리 없이 술술 읽어지나, 문장의 수준이 떨어진다.)
몰입감: 4.5점 (힘을 잃은 절대자가 약자의 입장에서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는 고금을 통틀어 언제나 흥미로운 이야기였다.)
캐릭터: 3.5점 (시리즈물이 계속 나올 정도로 데이몬은 훌륭한 주인공이었다. 하지만 그 외의 조연들은 상대적으로 격이 떨어졌다.)



P.S 작품을 보면 이영도 작가님의 <드래곤 라자>의 영향을 상당히 많이 받은 듯 합니다.

P.S2 만화로 나온 역사도 있는데, 흑역사가 되었습니다.


  1. 이런 데이몬의 폭주를 억누르는 게 바로 칠종단금술이라는 적절한 요소였습니다. [본문으로]
  2. 특히 연애씬도 어설프기 그지 없습니다. 이 작품의 주 노선이 그 쪽이 아니라서 부각되지는 않지만요.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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