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마록은 1993년부터 인터넷에 연재되었고, 1994년에 출판되었습니다.
그리고 현재까지 누적 판매수가 1000만부가 넘으며 스테디셀러의 반열에 올랐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그런 퇴마록 시리즈 중에서도 가장 호평을 받은 첫 편인 <퇴마록 - 국내편>을 리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책정보
책이름: 퇴마록 국내편
글쓴이: 이우혁
출판사: 들녘
총권수: 3권 (완결)
출판일: 1994년 1월 1일
장르: 공포소설, 괴기소설, 퇴마소설, 무협소설
배경: 1990년대의 대한민국
1. 줄거리
*서교주의 사악한 음모
이야기는 해동밀교
의 서교주가 광행을 저지르며 시작합니다.
서교주는 악신에게 인육과 피를 바치는 등 끔찍한 행동을 했고, 장로들은 서교주의 악행을 막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신비한 힘을 가진 박신부를 해동 밀교에 불러옵니다.
한편, 양의지체라는 독특한 체질 때문에 고생하던 현암은 해동밀교에 해결법이 있다는 사부의 말에 해동밀교에 찾아옵니다.
양의지체란?
兩意之體로, 양쪽의 혈도가 꼬여있어 힘을 끌어올릴 수 없는 체질.
*우연한 만남
여기서 박신부와 현암은 우연히 만나게 되고, 서교주를 함께 막기로 합니다.
▲해동밀교는 멸망하게 된다
거기에 주술 신동이자 서교주의 양아들인 준후와도 힘을 모으게 되고, 결국 악행을 막게되나 해동밀교는 멸망합니다.
결국 우연한 인연으로 맺어진 현암과 준후, 박신부는 세 명이서 힘을 모아 함께 퇴마행을 하기로 합니다.
그러면서 흡혈마, 악령, 드루이드의 혼 등등을 퇴치하며, 각종 사연을 가진 사람들과 얽히게 됩니다.
2. 도입부적인 성격
국내편은 퇴마록 시리즈의 첫 번째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만나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일반인들은 상상할 수도 없는 오오라
의 능력을 지녔고 그 때문에 파문당한 박신부, 여동생을 악령에게 잃고 복수심에 가득차 무공을 익힌 현암, 고아 소년으로 자라 일반인의 삶은 모른 채 철저히 주술만을 배워온 준후.
▲그들의 만남이 곧 이야기의 시작이다.
이들은 연결고리가 없는 사람들이었지만 서교주를 막는 과정에서 만나게 되며 퇴마행을 함께 하면서 의기투합하게 됩니다.
그리고 여러 사연의 사람들과 만나며 얽히게 되며 앞으로 적이될 자들과 친구가 될 자들을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퇴마
라는 것은 아무래도 낯선 개념입니다.
지금에서야 익숙한 단어가 되었지만 책을 처음냈던 93년만 해도 낯선 단어였고, 국내편은 전체적으로 이러이러한 내용이니 친숙해지자라는 느낌이 강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놀라운 것은 도입부적인 성격을 띄면서도 초보 퇴마사들이 힘겨운 싸움을 해나가는 걸 박진감 있게 잘 만들었다는 겁니다.
특히 이 시기의 퇴마사들은 힘이 모두 약했기 때문에, 시리즈 중에서 가장 긴장감과 공포감이 넘치기도 하죠.
3. 아직은 다듬어지지 않은 소설
그렇다고 해서 퇴마록 국내편이 칭찬일색으로 평가할 책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퇴마록을 연재할 때까지만 해도 이우혁 작가님은 서울대를 나온 엔지니어였으며, 소설가와는 무관한 삶을 살고 있었습니다.
그런 한계 때문에 퇴마록 국내편은 소설로써 미숙한 점이 있습니다.
첫째로 퇴마록 국내편의 문장은 거친 편이고 정제되지 않았습니다.
▲비문이 많이 있었다.
퇴마록 시리즈를 보다보면 뒤의 시리즈로 갈수록 점점 문장이 다듬어지는 걸 눈에 띄게 체감하게 됩니다.
뒤짚어 말한다면 첫 번째 시리즈의 문장이 프로답지 못하다는 건데, 이런 요소는 가독성에 불편함을 주고 있습니다.
다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렇게 거친 문장이 공포소설의 분위기엔 더 적합하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두번째로 설정 설명이 장황했다는 겁니다.
퇴마록 시리즈는 방대한 역사와 종교적인 정보들을 가져와 사용했습니다.
다만 이우혁 작가님은 국내편을 쓸 때 이 설정들을 압축하지 못하고 독자들에게 어려움을 줬습니다.
특히 국내편이 도입부적인 시리즈였다는 걸 고려한다면, 이런 문턱을 조금만 더 낮게 했다면 어땠을까 합니다.
세 번째로는 큰 흐름에서 목표가 없었다는 겁니다.
▲목표가 막연했다.
퇴마록은 각 에피소드가 나오는 옴니버스 방식으로 쓰여진 소설입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요소는 퇴마록이 다양한 소재를 다룰 수 있도록 빛나는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국내편>에선 이런 에피소드의 흐름이 목적성이 없다고 느껴져서 아쉬웠습니다.
예를 들어 <세계편>에선 에피소드들이 이어져 어떤 조직과 싸우는 목표가 있었습니다.
국내편이 도입부적인 성격이라고는 하나, 이런 목표가 없다면 자칫 읽고 있는 독자들이 지칠 수도 있습니다.
'전 세계의 모든 마를 퇴마하겠어!'는 막연한 목표일테니까요.
마지막으로 등장인물들의 입체성이 모자랐습니다.
그래도 가장 공포적인 분위기와 휴머니즘을 잘 살렸고, 세상에서 소외된 세 사람이 세상에서 약자들을 도우며 감동을 주는 요소 덕분에 그렇게 부각되지는 않습니다.
4. 전체적인 평가
거듭 말하지만, 퇴마록 국내편은 아마추어리즘이 짙게 낀 작품입니다.
하지만 여타 작품과 달랐던 건 이우혁 작가님이 확실한 목적을 가지고 기본에 충실하게 썼다는 겁니다.
이런 노력이 작품을 매력적이게 만들었고, 많은 독자들이 책에서 감동을 느끼게 했다고 생각합니다.
이 모든 것을 고려한 제 점수는 3.8점 입니다.
제 생각보다 짜게 나왔는데, 개인적으론 4점 이상이라고 생각합니다.
평가항목5점이 만점입니다.
대중성: 4점 (과거엔 대중적인 소재가 아니었지만, 지금은 대중적인 소재다)
가독성: 3.5점 (문장 자체는 투박하나,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책이주는 감동: 4점
P.S 과거 이우혁 작가님이 인터뷰에서 밝혔듯 '퇴마'라는 단어는 이우혁님이 처음 발굴했다고 합니다.
P.S2 이 작품을 관통하는 주제는 일부러 다루지 않았습니다. 그건 퇴마록 시리즈를 공통적으로 관통하는 주제이며, 다른 시리즈를 리뷰할 때 다룰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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