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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윔의 BSG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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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풍의 팀, 13/14 시즌 헬라스 베로나 스쿼드 분석과 정보

· 댓글개 · 쓰웜

올시즌 세리에A의 순위표를 보다 보면 낯선 이름이 보입니다.
바로 8위에 랭크된 헬라스 베로나인데, 한창 순위가 높았을 땐 유로파권도 노리던 팀입니다.
오랜 기간 6위에 머물렀었죠.



이 팀은 놀랍게도 올시즌에 갓 승격한 팀입니다.
몇 몇 구단들처럼 부자 구단주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조직적인 축구가 왜 강한지 제대로 보여주고 있지요.

다이렉트한 역습 축구를 좋아하신다면 이 클럽을 주목할만 합니다.


위의 손가락을 눌러주시면 더 많은 분들이 이 글을 읽을 수 있습니다.


1. 간단 소개


기본 정보

창단: 1903년
연고지: 베로나
홈구장: 스타디오 마르크안토니오 벤테고디 (42,924명 수용 가능)
감독: 안드레아 만도를리니

가장 좋았던 상황의 포메이션과 베스트11:

헬라스 베로나는 고등학생들에 의해 창단된 클럽입니다.

세리에A와 코파 이탈리아에서 우승 경험도 있고, 2000년대 초반까진 세리에B와 세리에A를 오가며 베로나 지역을 대표하는 클럽으로 인지도가 있었습니다.


특히 질라르디노, 아드리안 무투, 카모라네시, 베라미, 감베리니, 칸나바로, 프레이, 인자기 같은 유명 선수들도 이 구단에 있었고, 프란델리 같은 명장도 이 구단에서 세리에B 우승을 경험한 적이 있습니다.

아래는 무투인데, 이 선수를 거액에 영입했을 때 암흑기가 시작되었습니다.



91/92 시즌을 끝으로 강등을 당했고, 이후 침체기가 계속 되어 3부리그까지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이미 그 시기엔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희미해졌을 정도였죠.
오히려 라이벌인 키에보가 더 인지도가 있던 판국이었으니까요.


결국 헬라스 베로나는 결단을 내렸습니다.
10/11 시즌부터 팀을 추슬렀고, 만도를리니 감독을 데려와 팀을 재정비했습니다.

만도를리니 감독은 화려한 감독의 경력은 아니었지만 견실한 사람이었습니다.


▲만돌리니


아탈란타의 감독을 맡았을 때 파찌니의 재능을 꿰뚫어 보기도 했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팀을 이끌어줄 적임자라고 볼 수 있었습니다.

이 선택은 주효했습니다.
베로나는 12/13 시즌 세리에B에서 우승하며 1부리그에 복귀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분전에도 이 시점까진 이 팀에게 큰 기대를 하는 사람은 없었을 겁니다.
어디까지나 강등권 경쟁을 할 팀으로 분류되었죠.


그런 와중에 베로나는 루카 토니, 얀코비치, 후안 이투르베, 도나티, 사무엘레 룽고, 호물루 등을 영입하며 조용히 전력을 보강했습니다.

비싼 이적료를 주고 데려온 선수들은 없고 대부분은 아직 만개하지 않은 유망주나 토니 같은 노장이었습니다.


2. 올시즌의 상황 - 돌풍을 일으키다!


13/14 시즌 들어 베로나가 처음 맞이한 팀은 AC 밀란이었습니다.
비록 전성기 때만큼은 아니라지만, 만만치 않은 팀이었습니다.


당연히 사람들은 밀란의 승리를 점쳤습니다.
그리고 예상대로 밀란의 선제골이 들어가며 한계를 보여주는 듯 했죠.


하지만 이 팀에겐 백전노장 루카 토니가 있었습니다.

꾸준한 포스트 플레이를 보여주던 루카 토니는 코너킥 상황에서 동점골을 넣었고, 이후 멋진 헤딩으로 역전골을 넣으며 팀의 승리를 이끕니다.



이 경기는 13/14 시즌의 이 팀을 요약한 것과 같습니다.
끈끈한 조직력, 적극적인 돌파, 재빠른 역습으로 상대팀을 밀어내며 진가를 보여줬습니다.

덕분에 리그 중반기에 접어들 무렵에도 상위권에 드는 저력을 보여줬습니다.
가진 것도 별로 없는 승격팀임에도요.


홈깡패의 모습

전반기 홈경기 8승 1패
전반기 원정경기 2승 2무 5패

하지만 겨울 이적시장에서 팀의 핵심인 조르지뉴를 나폴리에 보내야 했고, 그 이후론 경기력이 많이 나빠졌습니다.
순위도 꾸준히 하락해서 이젠 중위권으로 봐야할 정도입니다.

겨울 이적시장 때 마르퀴뇨를 데려오기도 했지만 아무래도 역부족이었죠.


18라운드 이후의 성적

18라운드 이후의 성적
2승 2무 7패

물론 조르지뉴가 떠난 후에도 유벤투스와 2대2로 비기는 저력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무시할 수만은 없는 팀이지요.
하지만 화려했던 전반기에 비하면 손색이 있는 것도 확실합니다.


3. 사용하는 전술


이 팀의 전술은 간단합니다.
루카 토니를 제외한 모든 선수들이 하프라인 아래로 내려와 수비가담을 하는데, 조직적으로 대응합니다.

아래는 3명의 선수가 순간적으로 협력수비에 나서는 모습이죠.



이 때 할프레다손 같은 선수가 아니면 적극적인 압박까진 나서진 않고, 자리를 지키며 수비하려 노력합니다.


*이 팀의 평균 점유율은 고작 46%다.

점유율 축구와는 거리가 멀다.


그러다 공을 탈취한다면, 일단 공을 토니에게 건네줍니다.
그리고 토니는 포스트 플레이로 공을 키핑하거나 헤딩이나 원터치 패스로 윙어에게 전달합니다.

아래의 움짤은 토니가 공중볼을 따내는 모습입니다.


▶ 루카 토니의 경력과 정보



이런식으로 연계를 해서 4가지 패턴의 마무리가 가능합니다.


공격 패턴

  1. 토니의 직접 마무리.
  2. 공을 건네 받은 측면 미드필더의 돌파 후 크로스-토니의 헤딩
  3. 윙포워드의 중거리 슛팅
  4. 공간이 열렸다면 조르지뉴나 할프레다손이 침투해서 중거리슛

특히 이런 패턴은 역습이 전제가 됩니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게 상대방의 압박을 이겨내며 공을 앞으로 전개하는 건데, 이 부분에서 특화된 게 바로 조르지뉴입니다.

여러 명에게 둘러 쌓여도 공을 간수해준 후 높은 성공률의 전진 패스를 보여주고 있죠.

아래의 움짤도 압박을 여유롭게 이겨내는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 포스트 피를로, 조르지뉴 분석


하지만 이런 전술에는 약점이 있습니다.
원톱에 서는 선수가 포스트 플레이를 제대로 해주지 못한다면 이도저도 아니게 된다는 거죠.

다행히 루카 토니는 회춘하면서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죠.


4. 이 팀의 강점


*풍부한 측면자원

올시즌 이 팀의 측면자원은 아주 풍부합니다.
새로운 이적생인 이투르베, 얀코비치를 비롯해 하파엘이나 후안 고메스 같은 선수들도 좋은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아래의 움짤은 패스를 받은 이투르베의 돌파인데, 좁은 공간에서도 돌파에 성공하는 모습입니다.


▶ 제2의 메시, 후안 이투르베의 정보



덕분에 이 4명의 선수들을 골고루 기용하며 체력 안배를 적절히 했습니다.
윙포워드가 많이 뛰어줘야하는 전술 특성상 이는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낳았습니다.


*강력한 중거리슛

베로나의 경기에선 원 투 패스로 상대방의 중앙을 허무는 플레이는 거의 나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상대방의 중앙을 공략할 때는 중거리 슛팅에 의존해야 하는데, 상당히 잘 먹히고 있습니다.

아래의 움짤도 토니가 공중볼을 따낸 후 곧바로 중거리슛팅으로 득점하는 모습이죠.



이투르베, 얀코비치, 하파엘 같이 측면에 서는 선수들이 킥력이 좋기 때문입니다.


*무쌍을 찍는 토니

토니는 사실 중동 리그에 갔을 정도로 '퇴물' 취급을 받았습니다.
세리에에 복귀한 이후 부활의 기미를 보이기도 했지만 어디까지나 선수로썬 황혼기입니다.


하지만 현재는 이탈리아 국가대표팀 가능성까지 나올 정도로 최고입니다.
특히나 몸싸움 부분은 괴물 수준입니다.
젊고 한창인 선수들을 오히려 밀어내고 다닙니다.


5. 불안 요소


물론 강점만 있는 건 아닙니다.
불안 요소도 같이 존재하는 팀이죠.


*상대방을 자주 놓치는 수비

기본적으로 수비시에 선수들을 많이 배치하는 전술을 씁니다.
그 때문에 상대방은 개인돌파가 상당히 힘들어지는데, 자연스레 중거리슛 비중이 높아집니다.


문제는 중거리슛을 쏠 때 방해해야할 수비진들이 상대방을 자주 놓친다는 것이죠.
이런 약점이 가장 크게 드러났던 때가 피오렌티나 전입니다.

이 경기에서 많은 골들을 주고 받았지만, 경기 내내 콰드라도의 개인돌파와 발레로의 중거리 슛팅에 애를 먹어야 했습니다.


거기에 순간적으로 침투하는 선수들도 곧잘 놓칩니다.

아래는 밀란 전의 실점 장면인데, 밀집된 공간임에도 오히려 공간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만프레디니 감독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3백을 들고 나오기도 했지만, 효과는 크지 않았습니다.


*토니의 백업 부재

올시즌 토니의 백업은 카치야입니다.
이 선수는 팀이 세리에B에 있던 시절, 39경기에서 24골을 넣은 특급 골잡이였습니다.


하지만 정작 세리에A로 올라온 후엔 수준 미달의 경기력을 보여주며 득점이 아예 없습니다.

루카 토니의 자리에 카치야가 들어가니 경기 내내 보이지도 않고 공중볼 경합할 기회조차 몇 번 잡지 못했습니다.

어디까지나 체력안배용입니다.


*파울로 끊을 시 속수무책

베로나가 측면을 공략했을 때, 상대방이 카드를 받지 않을 수준으로 거칠게 끊어낸다면 역습의 맥이 끊기게 됩니다.

강팀의 경우 이럴 땐 지공으로 전환하며 상대방을 천천히 공략하지만, 이 팀은 이런 능력이 많이 떨어집니다.



결국 단순한 공격 루트가 발목을 잡는 셈이죠.


경기 외적으로 봐도, 아직까지 재정이 불안정합니다.
꾸준히 세리에에서 살아남으려면 앞으로 이런 분전을 이어나가는 게 중요합니다.

이투르베를 거액에 이적시킨다고 해도 영입에 약간의 실수만 있더라도 타격이 클 겁니다.

6. 마치면서


이렇듯 베로나는 오랜만에 강인한 인상을 각인했습니다.
하지만 자본력이 부족한 팀의 한계를 보여주고 있는데 사실 그렇게 희망적이지만은 않습니다.


그래도 낭만을 느껴보고 싶으시다면 이 팀을 주목하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적어도 부족한 자원 내에서 확실한 축구를 보여주기 때문이죠.


또한 역습 축구는 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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